[Main 2] e-Sports의 발전을 바라보는 심리학적 관점 by 자파


    저번 첫 번째 Main 포스트에서는 왜 e-Sports가 스포츠의 형태로 발전하였고 현재 이처럼 크게 발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제시하였다. 먼저 초고속 인터넷의 급속한 전파와 그에 따른 생활양식의 변화와 이에 따른 PC방의 전국적인 활성화를 게임이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연예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스타플레이어의 존재, 다른 여타 스포츠와 다를 바 없는 기업들의 경제적 후원과 TV방송이 현재에 e-Sports가 가지고 있는 위상을 만드는 일등공신이라고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e-Sports가 발전하게 된 원인에 이런 외적인 요인들 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이번 2차 메인 포스트에서 사이버심리학의 개념과 두 가지 심리이론을 이용하여

e-Sports가 발전하게 된 조금 더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사이버 심리학이란?


사이버 심리학이란 사이버 공간의 심리학을 지칭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란 일차적으로 컴퓨터와 컴퓨터 네트워크에 의하여 일어나지만, 실제로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연결된 인간은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의미와 목표 등으로 채워진 그리고 자기정체성을 지닌 인지와 감정의 경험세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의 사건들이 인간의 마음의 연장, 확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 공간에서의 인간의 행동과 그에 관련된 심리적 과정, 그리고 그에 영향을 끼치는 제반 실세계/ 가상 세계 요인들에 대한 연구, 사이버 캐릭터와 그들 간의 역동, 그와 관련된 심리이상 현상들이 사이버 심리학의 연구 대상이 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사이버 심리학이란 사이버 공간으로 전달, 투영된 인간들의 가상 경험에 대한 학문이다. 

위의 부분 직접인용 - 이정모, 이건효, 이재호 저,  <특집 : 사이버 세계의 인지 ; 사이버 인지심리학의 개념적 재구성: 인공물과 인지의 공진화>, 《한국심리학회지 인지 및 생물, Vol.16, No.42004 : 374-375  

  
  사이버 심리학의 개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이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인지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현실세계에만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인간 내적인 활동을 바로 사이버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즐기는 스포츠인 농구나 축구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람들의 경쟁, 성취감과 같은 내적인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사이버 심리학의 개념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에서도 사람들이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감정을 가지고 있기에 사이버 공간에서도 스포츠가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을 도출해낼 수 있다얼핏보면 컴퓨터와 네트워크만 작용하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e-Sports의 발전원인을 인간을 해석하는 심리이론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필자의 생각이 어불성설처럼 보이지도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컴퓨터이기에, 인터넷 공간이기에만 가능한 Cyber Space, 즉 가상세계가 존재한다는 점, 이것이 e-Sports가 발전할 수 있었던 핵심이다.


1. 슐러의 욕구실현이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현실속에서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며 지위를 얻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이 만족할 만큼의 지위를 얻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아주 힘든 일이다. 부익부 빈익빈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상위 1%의 지위를 얻고 그에 걸맞는 생활을 하는 것은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지위를 얻기 힘든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Cyber Space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 GSL 리그에서는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업적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할때마다 훈련병에서부터 시작해서 이등병, 일병 등 순으로 계급이 올라가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들만 출전할 수 있는 GSL리그가 아니라 일반 스타크래프트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스타크래프트 1과 달리 2에서는 플레이어들의 실력별로 브론즈, 실버, 골드, 다이아, 플래티넘리그 순으로 래더 리그를 구분하였다.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들은 더 높은 리그로 승급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리그가 상승할 때마다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약간 뒤쳐질지 몰라도 가상세계에서는 누구보다도 높은 계급을 가지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이것이 가성실현, 즉 허구의 자아실현이라 할지라도 이처럼 사람들에게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e-Sports가 다른 스포츠들과 달리 유일하게 가능하며 이러한 점이 e-Sports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2. Maslow
의 욕구 단계설

    e-Sports가 발전하게 된 인간 심리적 요인을 설명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은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로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 의식주에 대한 욕구이다. 2단계는 안전에 대한 욕구로 어떠한 신체적, 감정적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을 원하는 욕구이다. 3단계는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로서 1, 2단계의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다른 집단에 소속되거나 받아들여지기를 원하고 이성과의 사랑을 원하게 된다. 4단계는 자아존중의 욕구로서 소속에 대한 욕구가 만족되고 나면 집단내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로서 이하 4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었을때 자기자신을 조금 더 개발하고 잠재력을 발휘하여 자아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욕구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이 e-Sports의 발전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인가.

현실에서는 이런 5가지 단계의 욕구를 만족스럽게 충족시킬 수 없다고 하더라도 e-Sports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저 1단계 욕구인 생리적 욕구는 스타크래프트에서 광물과 가스를 캐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유닛을 이용하여 이러한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2단계인 안전의 욕구는 게임에 있어서 방어에 비유할 수 있다.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도 유닛을 만들어서 자신의 집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1, 2단계의 욕구는 이스포츠가 현대사회에서 이토록 발전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게임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것일 뿐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다지 연관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3단계인 소속의 욕구가 바로 e-Sports만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다른 스포츠들은 어떤 스포츠 구단에 속하거나 팀에 속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자신의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연봉 및 대우에 대한 문제가 복잡하게 엉켜있다. 그러나 가상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e-Sports는 다르다. 물론 e-Sports에도 여러 게이머들을 앞세운 팀들이 존재하긴 한다.하지만 가상공간에서는 현실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할 지라도 누구나 인정받을 수 있고 사람들 사이에 소속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현실에서 충족시키지 못한 욕구를 가상세계에서 충족시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e-Sports가 발전할 수 있었던 e-Sports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4단계의 욕구인 존중의 욕구도 사이버 공간에서 충족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이스포츠를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소속의 욕구를 충족시키게 된다. 이미 자신은 자신의 실력에 따라 리그에 배정되어 있고 거기에 속한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존중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길 것이다. 현실에서는 3단계의 욕구까지는 충족시키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인정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러 제약이 많은 한국에서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e-Sports하에서는 다르다. 이미 태어날때부터 주어진 조건이나 제약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누구나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5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는 어떻게 이스포츠와 연관될 수 있는 것일까? 옆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임요환의 업적은 바로 '스타크래프트 레전드' 이다. 현대사회에서 '자아실현'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누구나 판, 검사로 성공한 사람이나 의사로 성공한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아니면 스포츠 스타로 떠오른 이승엽, 박찬호, 박태환 등등을 떠올릴 지도 모른다.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이처럼 고정되어 있기에 'e-Sports에 진출해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보겠다' 하는 것은 마치 허구적인 꿈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소위 레전드라고 불리워지는 임요환을 생각해보자. 자신이 원하는 곳에 소속하여 존중받았고 결국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점, 즉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처럼 e-Sports에서도 사람들은 자아실현이라는 5단계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 Main Posting을 마치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여러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사람들의 이러한 활동은 실제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되어 있는 사이버 세계상에서도 사람들의 심리활동은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현재의 e-Sports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이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되고 사회적 환경이 조성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내적인 심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전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면 이는 절대로 스포츠의 단계로 진입하지 못했을 것이다.
 


덧글

  • souling 2010/12/08 00:54 # 답글

    사이버 공간 내에서의 유닛들이 게이머나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에게 현실에서와 유사하게 욕구를 실현시켜준다는 것인가요.. 신선한 발상이네요!!!
  • 대한민국질럿 2010/12/09 15:11 # 답글

    이런게 발전이라니 정말 억울하네요.
  • 자파 2010/12/09 17:57 #

    어떤 의미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인지 ㅜㅜ

    평가 한마디만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ㅜㅜ
  • 대한민국질럿 2010/12/09 18:30 #

    이스포츠 구단 1년 운영비가 10억원 내외밖에 안들고 그로인해 2군선수들의 연봉은 없습니다. 숙식(그것도 밥과 김치뿐)만 제공받으며 죽어라 게임만 해야합니다. 게다가 꽤 알려진 프랜차이즈 스타들도 연봉이 5천에 못미치는 경우가 다반사고 상위 0.1퍼센트만이 1억정도의 대우를 받고있구요. 게다가 선수들에게는 이적과 계약선택의 자유조차 없습니다. 소속팀 눈밖에 나면-드래프트 거부라던가 계약 만료때 소속팀의 재계약 제의 거부 등-3년간 프로활동을 못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런 조건마저 감지덕지하며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번 들어온 이상 다른 직업을 알아보기엔 너무도 늦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이게바로 우리나라에서 세계최초로 출범시킨 자랑스런,글쓴이님께서바라보신 발전한 이스포츠입니다.



    이스포츠가 발전한 이유를 찾기 전에 이스포츠가 정말 발전했는지 알아보셨어야죠. 뭐 그저 글쓰기 연습이라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 자파 2010/12/10 00:32 #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ㅜ

    물론 저도 그 점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습니다... ㅜ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속에서 연습하고 리그에 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e-스포츠는 아직도 갈길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비록 글쓰기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포스팅 하고 있는 글이긴 하지만 프로젝트라는 이유로 너무나도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 간과했던 것 같네요 ㅜㅜ 좋은 평가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이 프로젝트 진행함에 있어서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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